日 광촉매시장 웰빙붐타고 급성장

항균·탈취·단열 기능 뛰어나… 향후 3년간 1조 엔 시장 예상

글 : 김상혁 글로벌마케팅 애널리스트 dreamtogether@joins.com


지난해 ‘새 집 증후군(SHS: Sick Home Syndrome)’이라는 단어가 회자되면서 웰빙(well-being) 열풍과 함께 국내에서도 광촉매(光觸媒·photocatalyst) 코팅 사업 붐이 일고 있다. 특히 새 아파트나 새 집으로 이사 간 주민과 친환경 소재 개발 업체 관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상당한 주목을 받아오고 있다.

광촉매는 아직까지 일반인에겐 조금 낯설지만, 이웃나라 일본 시장에서는 다양한 응용 상품의 출시와 함께 생활 속에 필수품처럼 붐을 이루고 있다. 일본 신문 <니혼게이자이>도 최근 광촉매 산업이 다양한 산업에 접목되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흔히 광촉매는 ‘자기 자신은 변하지 않고 다른 것의 화학 변화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이산화티타늄(TiO2)’이다. 이 이산화티타늄이 광촉매 역할을 하면서 새 집이나 차량에서 나는 유해한 냄새를 분해하여 무해한 물질로 전환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광촉매는 일반적으로 분해·탈취·공기정화·방오(防汚)·친수성(親水性)을 이용한 셀프클리닝(self-cleaning)·단열 등 광범위한 친환경 기능이 있다.


농약서 안경테·유리까지 다양한 접목

광촉매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접목되는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항균 기능으로, 일본 가나가와(奈川縣)농업연구소는 곡식에 붙어있는 농약을 이산화티타늄 광촉매로 분해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보통 농약은 살포 후 7일 만에 분해되지만 이산화티타늄 광촉매가 포함된 농약을 살포할 경우 살포 후 2일 만에 분해된다고 한다.

항균·탈취 기능은 식자재와 안경테의 박테리아 발생을 억제하는 데 이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의 JAL항공은 지난해 말 과일과 채소 등 기내 식자재의 부패를 지연시키기 위해 광촉매 필터가 첨가된 공기정화기가 있는 컨테이너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JAL항공은 광촉매 필터를 사용함으로써 박테리아를 살균하고 각종 식자재로부터 발생하는 에틸렌 가스를 44% 정도 더 제거해 식품의 신선도 유지 환경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에너지기술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미생물을 물에 넣어서 빛을 받으면 수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이 밖에 일본 카메라 업체인 니콘(Nikon)은 안경테에 광촉매 코팅을 함으로써 안경테 테두리에 생기는 박테리아 발생을 억제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에 광촉매를 활용한 경우도 있다. 일본전기공업회(JEMA)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실내 공기 정화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는 지난 1999년 100만3,000대가 팔렸지만 2003년에는 180만4,000대가 판매됐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수준이 향상되어 화분·진드기·곰팡이·담배 냄새·먼지뿐만 아니라 건축할 때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HCHO)도 제거하는 공기청정기까지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히타치 사는 자외선 UV-LED( ultraviolet light-emitting diode: 자외선 발광(發光) 다이오드) 광촉매 필터를 채택하여 전력 소모도 줄이면서 세균과 냄세 제거 기능을 갖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스스로 먼지를 제거하는 타일과 유리 제품도 속속 개발되어 이미 수출 길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대표적 생활용품 제조업체인 토토(Toto)는 먼지를 제거하는 방오(防汚) 기능이 있는 타일을 만들어 내고 있다. 토토는 이 같은 방오 타일을 중국으로 수출해 2006년에는 10억 엔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유리 제조 업체인 아사히유리는 지난해 햇볕이 나는 건기에는 유기 화합물을 분해하고 우기에는 셀프클리닝(self-cleaning) 기능을 하는 이산화티타늄이 코팅된 외벽 유리창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유리는 자사의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코팅 유리가 보통 유리보다 6배 정도 청소하기가 쉽다면서 오는 2007년 회계연도에 30억 엔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촉매제의 대표적인 물질인 이산화티타늄을 새 집 천장에 도포하고 있다.
국내서도 자영업자 유망 업종으로 선정

광촉매는 단열 기능이 있어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환영할 만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국립산업과학기술연구소는 이산화티타늄을 코팅한 유리를 개발함으로써 여름철에는 햇빛을 60~70% 차단하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고열을 저장해 두고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적인 열반사 유리가 단순히 여름철 햇빛을 차단하는 한 가지 역할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제품이다.

이와 같이 일본은 이미 광촉매 응용 상품 출시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일본 특허청은 1971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기업과 연구소가 광촉매와 관련된 특허를 총 6,878건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393건보다 17배나 많은 규모이다. 참고로 같은 기간 프랑스는 55건, 독일은 47건 출원에 불과하다. 일본 특허청은 일본 기업과 연구소의 광촉매 기술과 연구 업적이 전 세계 광촉매 표준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특허청은 오는 2020년경에는 연간 2,000억 엔 규모로 광촉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광촉매제품협회(JAPP)는 지난 2000년 광촉매 관련 제품의 매출이 250억 엔, 2002년엔 400억 엔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쓰비시연구소는 오는 2005년부터 2007년 동안 광촉매 관련 총매출이 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삼성경제연구소도 매년 초 발표하는 ‘2005년 국내 10대 트렌드’에서 자영사업자 유망 업종으로 광촉매 코팅 사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또 최근 국내 언론은 ‘2004년 일본 히트 상품 50선’에 광촉매 스프레이가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향후 국내 시장도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광촉매 관련 산업과 응용 상품이 소비자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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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넷타임즈 2005년 03월 14일 120호 / 2005.03.30 10:53 입력 / 2005.03.30 10:55 수정